Good Bye, 2023
2023년
이 끝났다. 늘 그렇듯 1년을 돌아보는 일은 즐겁다.
회고를 하고 나면 늘 드는 생각은 1년이 생각보다 긴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정말 많다.
그래서 회고할 것도 많다. (2022년 회고록은 개인적으로 살짝 아쉽다. 너무 대충적은 것 같아)
나는 2020년부터 쭉 1년 회고를 써왔다. 이번이 4번째 회고
다.
처음 회고를 쓸 땐 분기 회고, 월간 회고도 썼는데 올해는 그러진 못했다.
며칠 전에 2020년 회고를 다시 봤다. 그때 당시에는 정말 심각했던 문제들 혹은 고민이
지금 와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아, 저 때는 내가 저런 생각과 고민을 했구나.
와 같은 생각들도 들고
그래도 내가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 회고록도 언젠가 나중에 보면 추억이고 성장을 증명하기 위한 증거로 남겠지.
이 글은 지난 2023년에 내가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기록
이자, 원동력을 위한 자기 칭찬
이자,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정표
이다.
이제는 당근입니다?
그거 아시나요? 당근은 2023년 8월 28일 당근은 ‘마켓’을 떼어내고 ‘당신 근처’로 나아가기 위한 긴 여정에 닻을 올렸습니다.
당근에서 1년 6개월
작년(2022년) 11월에 당근 디자인시스템 팀에서 정식적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인턴 기간까지 합치면 약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연차로는 내년에 이제 3년 차(?), 만 1년 6개월째인 프론트엔드 엔지니어가 됐다. (되어버렸다)
좀 겸손하게 말해야 할 땐 **"만 1년 6개월째 개발 중입니다ㅎㅎ.."**라고 말하고 경력을 좀 뽐내고 싶을 땐 "이제 3년 차 되어갑니다^^" 라고 친구들이랑 얘기했다ㅋㅋㅋ
올해는 온전히 1년을 디자인시스템팀에서 보냈다.
우리 팀과 옆 팀인 프론트엔드 코어 팀, 둘을 합쳐서 UX시 스템 실이라고 부르고 어젠 UX시스템 실의 송년회가 있었다.
어제 당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라는 질문에 서로의 생각을 들을 시간이 있었는데
이렇게 뛰어나고, 능력 좋고, 훌륭한 팀원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냐면 긍정적인 두려움
을 느낀다는 말까지 말했다.
예전에는 이 두려움이 나만 느끼는 것 같아 많이 힘들었고, 예전에 썼던 당근 인턴 회고에서도
적었지만 임포스터 증후군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근데 어제 송년회를 통해서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닌 모두가 서로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었고 그게 지금은 부정적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매 순간 내가 지금 요기에서 개발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자 행운이고, 원동력이자 자극제다.
리브랜딩
당근에서 있었던 올해 가장 큰 일을 뽑으라고 하면 리브랜딩을 뽑을 것 같다. 약 두 달 정도 몰입해서 랜딩 페이지를 만들었다. 리브랜딩 관련해서는 블로그 포스트로도 남겨놨다. 또 내 블로그 글을 기반으로 당근 개발 블로그에 처음으로 기여도 해보고 동시에 팀 당근에도 기여를 했다. 이렇게 연쇄적으로 당근에 다양한 방면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건 내가 그만큼 중요한 프로젝트를 했다는 반증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리브랜딩 관련해서는 블로그 포스트가 3개나 있으니 짧게 넘어가려고 한다.
업무
디자인시스템 팀에서 온전히 1년을 보냈다. 내 1년 주 업무를 돌아보면 크게 아래 프로젝트들을 했다.
- 당근 디자인시스템 문서 웹사이트 개발 및 스펙 관리: Seed Design
- 당근 사내 디자인시스템 웹뷰 컴포넌트 개발 및 유지보수 (1년 내내) (인터널 레포라서 링크는 없습니다.)
- 아이콘 관련 피그마 플러그인 개발: Icona
- 에셋 관련 피그마 플러그인 개발: Karrot Asset Storage (인터널 레포라서 링크는 없습니다.)
- 당근 아이콘 관리: Seed Icon
- (단발성 이벤트) 리브랜딩 (8월 - 9월)
- 자잘하게 시도했거나 시도하려고 하는 것들
- 피그마와 같은 환경에서의 메시지 송신 및 상태 관리 프레임워크 PoC 해보기: figmazing
- june.so 클라이언트 오픈소스: june-so-sandbox
chakra/zag
기여하기: #629, #883, #864chakra/ark
기여하기: #1441- Root Attributes 관련 스토리북 애드온 개발: storybook-addon-root-attributes
2023년의 내 업무를 세 개 단어로 요약하면 디자인시스템
, 피그마 플러그인
, 오픈소스
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다. 조금 더 임팩트를 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사실 내가 위에서 내년 에 3년 차 뭐시기라고 했지만, 현업을 제대로 한 시기와 디자인시스템에 온전히 몰두한 시간을 따지면 이제 1년째 된 거라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을 다 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내년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내 연차나 이런 한계를 스스로 지어서 내가 하는 일에 제한을 두고 싶진 않다. 언제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발 벗고 나서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당근 사람들
2023년에서 진짜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당근 사람들
이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일주일에 5일 같이 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 얘기하는 사람들이었고 다들 결이 잘 맞아서
놀기도 잘 놀고 일도 열심히 하는 아주 멋진 사람들이다.
나는 예전에도 동료들에게 말했지만 나는 어떤 사람이든 회사 동료라는 관점에서 보기보다 그냥 인생을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로 바라보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는 나와 너무 잘 맞는 사람들이다. 나는 무엇이든 열정적으로 하는 성격이라 대충 노는 거 절대 안 되고, 프로젝트할 때도 대충 하는 거? 절대 안 된다. 그것에 동참하는 사람들이라서 우리는 노래방에서 노래 부를 때도 미친 듯이 춤추면서 논다. 회사 사람들이랑 어떻게 그러냐고? 인생을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걸 같이 하는 게 그렇게 이상한 일인가 생각이 들긴 한다.
당근에서의 생활이 언제까지 지속될진 모르겠다. 당연히 끝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근에서의 순간을 즐기고 몰두하고 싶다.
만다라트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만다라트가
mandal-art
라는 걸 이 글을 쓰면서 알았다.
2023년 만다라트를 작년 말에 작성했다.
결과를 일일이 나열하진 않을 거다. 섹션별로 살짝씩 만 얘기를 해보자면
취미
분야는 너무 만족스러웠다. 춤이랑 보컬 트레이닝을 해보진 못했는데, 춤에 대한 욕심은 없어졌고
보컬 트레이닝은 한번 해보고 싶긴 하다. 올해 초부터 원했던 당근 밴드에도 내가 보컬로 들어가게 되어서
잘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주변과 나 챙기기
는 주변 사람들은 그래도 좀 잘 챙긴 것 같은데, 정작 나
에 대한 부분들은 못 챙긴 것 같다.
원래 나는 내 건강을 좀 등한시하는 사람인 것 같아서 이 부분을 의식적으로 잘 챙겨야 할 거 같다.
독서
는 그냥 박살이 나버렸다. 책을 좀 읽겠다고 산 건 많은데 완독률이 너무 처참하다.
꼭 책을 다 읽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꾸준히 읽은 것도 아니다.
유튜브 자기 계발 영상에서 이런 식으로 자기 비하를 시작하면 잘 안 된다고 했던 것 같은데...
만다라트를 1년 해보니 느낀 점이 많지만 제일 핵심적인 건 1년은 정말 길고, 계획은 항상 바뀐다는 것이다. 작년 말에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몇 개월이 지나면 상황도 바뀌고 환경도 변하고 나도 변하더라. 그래도 작년 말에 만다라트를 쓰면서 생각한 건 "